해외소식

중국 '건설굴기'에 밀려나는 K-건설…

안녕하세요.
한국건설기계협의회입니다.


글로벌 해외건설 시장은 분명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국내 건설사들의 몫까지

같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ENR이 발표한 2026 세계 250대 해외건설사 자료를 보면

전체 해외건설 시장은 성장했지만 한국 건설사들의 순위와 해외매출은

오히려 주춤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국 건설사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한국 건설사들이

기존 방식 그대로 수주 경쟁을 이어가기에는 부담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해외건설 시장에서는 단순히 공사를 많이 따오는 것보다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금융을 어떻게 결합하는지,

사업개발과 운영까지 얼마나 함께 가져갈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 해외건설 시장 흐름을 바탕으로

K-건설이 어떤 방향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해외건설 시장은 커지는데 한국 비중은 줄고 있습니다


ENR이 발표한 2026 세계 250대 해외건설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50대 건설사의 해외 매출 합계는 5506억 달러로

전년 5012억 달러보다 약 9.7% 증가했습니다.

신규 해외계약 규모도 7654억 달러로 전년보다 5.2% 늘었습니다.

시장 자체만 놓고 보면 해외건설 산업은 분명 성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한국 건설사들의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세계 10위에서 13위로 내려오며 톱10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삼성물산은 19위에서 24위, 현대엔지니어링은 23위에서 30위,

삼성E&A는 32위에서 35위로 순위가 하락했습니다.

대우건설은 56위에서 75위까지 19계단이나 떨어졌습니다.

또 250위 안에 들어간 한국 기업 수도 지난해 12개사에서 올해 10개사로 줄었습니다.

단순히 순위만 내려간 것이 아닙니다.

한국 기업 10개사의 해외매출 합계는 274억6200만 달러로

전년 12개사의 316억9600만 달러보다 13.4%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은 커지는데 한국 건설사들이 차지하는 몫은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흐름은 해외건설 수주 전략을 예전 방식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시장별 강점과 약점을 다시 분석해야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아시아·아프리카·중동에서

이미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해외건설 시장에서 가장 강한 존재감을 보이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ENR 순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 건설사는 76개사에 달합니다.

한국이 10개사인 것과 비교하면 기업 수 자체에서도 격차가 상당합니다.

지역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차이는 더 크게 나타납니다.

중국 기업은 아프리카 해외건설 매출의 61.7%,

아시아 시장에서는 6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두 지역에서는 중국 건설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해외건설 시장 중 하나인 중동에서도 중국의 점유율은 28.0%에 달합니다.

반면 한국은 중동 11.7%, 아시아 7.8%, 아프리카 1.1%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체 해외건설 시장 점유율도 한국은 5.0%, 중국은 25.9%로 약 5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 격차가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중국 건설사들이 단순한 시공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가 수주와 국영은행의 금융 지원을 함께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발주처 입장에서는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금융까지 연결된 조건이라면 사업 추진 자체가 훨씬 쉬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단순 공사비만으로

중국과 정면승부를 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격을 낮추는 경쟁보다 중국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과 사업모델을 확보하는 방향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K-건설의 승부처는 원전·데이터센터·첨단산업 플랜트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입니다


한국 건설사들이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단순 토목이나 일반 시공 물량보다

기술 난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주목받는 분야로는 원전, 가스복합발전,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플랜트,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송배전 인프라, ESS 등이 꼽힙니다.

이런 사업은 단순히 인건비나 자재비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설계 역량, 프로젝트 관리 경험, 기술 인증, 안전관리, 운영 능력,

발주처와의 신뢰까지 여러 요소가 함께 요구됩니다.

한국 건설사들이 미국 시장에서 중국보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건설사의 점유율은 5.9%로 중국의 0.6%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정치·경제적 관계도 영향을 주고 있지만

반도체, 배터리 공장, 원전 관련 사업처럼 높은 기술 장벽과 금융 조달 역량이 필요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상대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결국 중국이 대규모 물량을 낮은 가격으로 가져가는 시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보다 한국이 이미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산업과 기술을 해외건설 수주와 연결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EPC보다 개발·금융·운영까지

결합한 사업모델이 중요합니다


과거 해외건설은 설계, 조달, 시공을 중심으로 한 EPC 방식이 주요 경쟁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발주처가 원하는 조건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공사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수주 경쟁에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개발을 함께 검토하고, 금융을 연결하고,

필요하면 운영까지 참여할 수 있어야 프로젝트 전체에서 경쟁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앞으로는 “우리가 공사를 잘합니다” 라는 설명보다

“이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수 있도록 금융과 운영까지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라는 제안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국토교통부도 제5차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 2026~2030을 통해

기술 기반 수주모델 육성과 글로벌 금융 활용 확대를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

기존 EPC 중심 구조에서 EP+F, 즉 엔지니어링·조달과 금융을 결합한 형태로

사업모델을 확장하는 방향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국내 건설사들이 단순 시공사 역할을 넘어

프로젝트 개발자와 투자 파트너 역할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대형 인프라나 에너지 사업은 사업 규모가 크고 투자 회수 기간도 길기 때문에

발주처가 자금조달 구조까지 함께 제안해주는 기업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해외건설 경쟁력은 시공 능력과 금융 역량을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결국 해외건설 경쟁력은 기술·금융·조직 실행력에서

갈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K-건설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전략을 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삼정KPMG경제연구원도 글로벌 건설시장 경쟁력에서

실행력, 즉 execution capability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 있어도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할 조직과

전문인력, 디지털 시스템,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부족하면

수주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특히 해외사업은 국가마다 규제, 정치적 리스크,

환율, 노무환경, 계약 구조, 금융환경이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시장을 다변화할수록 리스크 관리 능력도 같이 높아져야 합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시장 다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 고도화,

중동·중국·튀르키예의 저가 공세에 대응한 기술 중심 차별화,

팀코리아 방식의 컨소시엄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이제 해외건설은 한 기업이 모든 분야를 혼자 해결하기보다

건설사, 금융사, 공기업, 기술기업, 정부가 각자의 강점을 연결해

하나의 프로젝트 경쟁력을 만드는 방식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한국 건설사들이 원전, 데이터센터, 첨단산업 플랜트,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기술적 강점을 유지하고 여기에 금융과 사업개발 역량까지 결합할 수 있다면

중국과 다른 방식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존처럼 단순 시공 물량 중심으로 중국과 가격경쟁을 이어간다면

글로벌 해외건설 시장이 아무리 성장해도 한국 기업이 가져오는 실질적인 몫은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K-건설의 과제는 수주 물량을 늘리는 것만이 아닙니다.

어떤 시장을 선택하고, 어떤 기술을 앞세우고, 어떤 금융 구조를 만들며,

어떤 파트너와 함께 사업을 실행할 것인지까지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중국 건설굴기가 해외건설 시장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는 지금,

한국 건설사 역시 기술, 금융, 개발, 운영, 디지털 실행력을

하나의 경쟁력으로 묶는 체질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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